[정은상 창직칼럼] 따라하지 않기

남이 하는 일을 따라하는 것은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 창직은 남이 하지 않는 일을 스스로 찾아 내야 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따라하기에 익숙하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어른들이나 다른 아이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쉽게 따라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따라하기에 몸과 마음이 길들여져 있다 보니 새로운 일을 생각하고 시작하는데 걸림돌이 된다. 비록 창조는 모방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하지만 모방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 평균에 그치고 만다. 벤치마킹은 평균에 이르는 것으로 만족하게 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를 뛰어넘는 탁월함이나 유일함이 창직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30대 중반의 화가 김썽정은 독특하게 아크릴 물감으로 점을 찍어 그림을 그려낸다. 나무젓가락에 아크릴 물감을 찍은 후 허리를 굽혀 수천 수만 개의 점을 찍어내는 과정은 흡사 득도하기 위해 수행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점을 찍다 혹시 실수라도 하여 다른 점과 엉키게 되면 그것을 닦아내는 과정이 점을 하나 찍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고 한다. 일정한 간격으로 점을 촘촘히 찍어내는 일이 너무나 힘들어 보여 누군가 도움을 받으면 어떠냐고 물으니 명쾌하게 대답한다. 자신은 그렇게 아크릴 점을 찍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남을 따라하지 않는 그의 우직함의 결과로 중학교 교과서에도 그의 작품이 올라있다.

지난 30년 산업화 시대를 지나며 우리는 남의 것을 잘 베껴 지금의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변하여 더 이상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특히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따라하기로는 중국을 뛰어넘기 어렵다. 그래서 결국 우리의 선택은 1인1직업 갖기로 가야 한다. 대량생산은 그들에게 맡기고 다품종 소량생산과 온리원을 지향해야 21세기에 생존이 가능하다. 우리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필자는 본다. 지금의 교육 시스템이 달라지고 우리의 의식 수준이 변하면 우리는 이룰 수 있다. 따라하기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작가들의 창작 활동은 처절하다. 남들이 하지 않는 독창성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용의주도함과 철저함을 자세히 지켜보기 바란다. 일부 화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남의 작품을 쳐다보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남의 작품을 자꾸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따라하기 때문이라는 대답을 듣고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작품을 많이 보고도 그것을 뛰어 넘어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내는 화가들의 대단함에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따라하기는 지금까지 많이 해 왔다. 지금부터는 멈춰 서서 이제까지 하지 않았던 방법과 행동으로 새로운 창직을 이루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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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상(STEVE JUNG)

? 맥아더스쿨 교장
? 창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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