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칼럼] 중산층 氣살리기

물질적 중산층에서 정신적 중산층으로

우리의 행복지수가 OECD 30개국에서 25위라고 한다. 언론사 통계 조사를 보면 국민의 70%가 불만이 가득하다. 과거 88올림픽 때만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중산층이라고 자부했다. 우리는 그때 희망에 들떠 있었다. 88년도 우리의 GNP가 4,400불이었다. 지금은 GNP가 2만 불 넘었고경제적으로는 다섯 배도 넘게 성장을 했는데 우리 삶의 질은 바닥이고 행복지수, 생활만족도가 중하위권밖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산층이 튼튼해야 나라가 튼튼하다. 중산층은 경제성장의 주역이며, 체제 안정의 버팀목이다. 소비 성향이 큰 중산층이 줄어들 경우 내수기반이 약해 외부 충격에 취약해질 뿐 아니라 완충지대의 소멸로 계층 간 갈등이 커지면서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가 한국 사회의 지속적인 중산층 감소를 우려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최근에는 아예 중산층이라는 말도 없어졌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중산층은 사라진 것인가? 그 원인 중 대한민국을 떠받치던 4~50대 중산층 가정이 급속도로 허물어져가고 있다. 경기 불황과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리면서 점점 삶의 질이 하락했다. 주거, 교육, 직업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은 연 11.8% 증가했고, 교육비 지출 비중도 20.9%로 높아지고 소득도 불안정해졌다. 거기에 이른 정년, 비정규직,자영업 등 중산층 붕괴로 이어졌다. 고령화와 노인 빈곤 율(47%) 또한 중산층 붕괴의 징후다.

작년에 <현대경제원구원>은 전국 성인남녀 817명에게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라는 질문의 결과다.보고서에서는 중산층이란 ‘월평균 515만원의 수입, 341만원의 지출, 3억7천만 원 시가의 35평까지 주택을 소유하여 총 6.6억 원 상당의 순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다. 월4번 매주 마다 12만원 상당의 외식을 즐기면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소득의 2.5%를 기부하며 무료 봉사하는 것을 중산층으로 보았다.

외국의 기준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 영국의 경우 중산층이란 페어플레이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이다. 미국의 중산층 기준도 영국과 거의 유사한데 ‘테이블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 있을 것’이라는 항목이 추가되어 있다. 프랑스의 다섯 가지 기준이 매우 독특하다. 우선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요리를 만들어 손님접대를 할 수 있을 것, 자기가 좋아하는 악기와 스포츠를 한 가지 이상 가질 것, 외국어를 하나이상 능숙하게 구사하고 폭넓은 세계관을 가질 것 등이 꼽히고 사회봉사단체에 참여하여 열심이 활동하는 것도 포함된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는 위엄을 갖출 것‘으로 매우 의외의 내용이다. 이와 같이 각기 다른 중산층기준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산층 기준은 월급, 주택, 차량 등 경제적 수준이 중심조건이 되었다. 반면에 선진국의 경우에는 정신적 차원을 중시하여 문화적, 도덕적 가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마지막 조건은 우리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그래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무너진 중산층 살리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다양한 정책이 제시되고 있다. 중산층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립이 필요할 것이다. 중산층의 기준이 소득, 재산 중심으로만 구성된다면 이 조건에 해당하는 인구비율이 얼마 안 된다. 설령 그 범주 내에 드는 사람이라도 자기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지 않고 본능적으로 더 높은 욕구실현을 추구하려 든다. 물질적 측면중심의 경제적 조건은 중산층의 ‘충분조건’에 불과하지,’필요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정신적, 문화적 방면으로 시야를 돌려서 중산층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들이 무엇이지 숙고해 보고 구체적인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물질적 풍요로움’보다 ‘정신적 풍요로움’을 더욱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는 그런 사회분위기가 절실히 요구된다. 한 국가에서의 중산층은 상위층과 하위 층의 중간에서 위아래를 지탱해 주는 중추계층이다. 그러기위해서 지금부터 튼튼한 중산층문화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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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서울복지신문회장, 아시아타임즈명예회장
  • 전;(삼성그룹)제일기획, 기획본부장,(현대그룹)금강기획, 총괄본부장(쌍용계열)나라기획대표이사사장, 한국광고광고업협회부회장
  • 독립광고회사연합회회장, 상공회의소마케팅연구회회장
  • 경희대 외 겸임, 초빙교수
  • 정부로부터국민포장 서울시의회의장봉사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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