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뷰] 수제맥주 시장 맛보기

코리아크레프트비어 주식회사가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17년 하반기 약 20여억원을 투자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취향으로서 수제맥주가 아닌 시장으로서 수제맥주에 관심이 갔다. 수제맥주에 있어 수치로 나타나는 시장의 성장과 개개인의 행동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고싶어, 개인의 경험을 회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작년 8월 LA의 한 벽화거리에 가서 공장을 개조한 것과 같은 매장에서 수제맥주를 마셨다. 에일맥주의 깊은 쌉싸함과 과일향은 여성들에게 더욱 인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보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국에서도 2004, 5년도에도 수제맥주를 마신 기억이 있다.

맛있지만 비싸다

정도의 기억이었고, 더욱 예전이라면… 2002년 대학생 시절, 과모임이나 동아리 뒷풀이에는 늘 뚱뚱한 피쳐비어가 등장해 들이켜 마시기, 파도타기를 하던때라 맥주맛이라고는 몰랐던 때, 맥주는 분위기로 마시던 그때, 한국 월드컵 즈음 가게된 유럽배낭여행을 통해서 독일 수제맥주를 처음 마셔봤던 것 같다. 그때는 ‘우리나라 맥주가 왜이렇게 맛이없지? 독일맥주는 정말 맛있구나’ 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에 머물렀다. 아무튼, 맥주를 마시고 기분이 한껏 올랐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시장이 변하고 있다. 맥주시장에 대한 웹서핑을 1분정도만 해 보아도 한국시장에서 일어나는 대기업의 대량생산 맥주시장과 소규모 다량생산식 수제맥주시장의 세대교체가 분명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장이 수제맥주의 맛을 받아들이고, 기꺼이 돈을 낼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은 언제부터일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해 본다면, 2013~15년 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과 행동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면서 시장을 성장시켜 왔다. 그리고 2016년~2017년사이 벤처캐피털에게는 불모지라고 여겨졌던 수제맥주시장에 자금수혈이 이뤄지고 있다. 이 현상이 너무나도 흥미진진하게 느껴진다.

이를 좀더 각별히 느끼고 싶었다. 그리하여 맥주를 좋아하는 단짝과 함께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코리아드레프트브류어리에 당일체험을 하고 왔다. 우선 브류어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토요일 오후 1시~5시 사이 방문시간과 인원 등 예약을 했다. 그리고 토요일 서울의 동서울터미널에서 충정북도로 가는 편도행 티켓(1인당 8,900원)을 구입했다. 음성시외버스 터미널까지는 토요일 오전 약간의 정체로 2시간이 걸렸다. 그곳에서 택시로 브류어리까지 이동하는데 10분이 안걸린다(택시비는 약 9,000원). 브류어리에 도착해서 수제맥주를 인당2잔씩, 그리고 수제맥주와 딱 어울린다는 짭짤한 피자를 주문했다(36,500원). 1시간 반가량 즐기기에 수퍼그레이트 플랜이었다.

브루어리투어는 일본 오리온 맥주공장을 방문한 경험이 있어 스킵! 현장에서 맥주맛만 보기로 하고 음성의 한 외딴 시골에 위치한 자그마하지만 깨끗한 맥주공장의 2층 판매점의 모습은 이러하다.

이곳까지 시간을 내서 온 메리트는 사람들이 북적한 서울과 달리 전세낸것 같은 공간이었다는 것. 그리고 수제맥주가격이 3500원~ 6000원으로 저렴하다는 것. 또한, 맥주양조장에서 먹는 맥주의 맛이 만족감을 준다는 것.

거의 다 마셔갈 즈음, 투어를 마치고 나온 약 4쌍의 커플이 1층에 앉아 외경을 즐기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맥주판매점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요즘 이곳으로 수제맥주 매입을 고려하는 사업자들이 주로 방문한다는 것. 맥주를 다 마시고 나서는 맥주공장의 외부를 잠깐 둘러보았다. 시장을 알고 싶다는 개인적인 호기심에 의해 다녀온 수제맥주 공장이지만, 반나절 이상을 들여 그곳에 체험을 하러 다녀온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와인애호가가 와이너리투어를 계획하고 이행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수제맥주는 맥주보다 희소하다. 희소함은 특별함에 대한 가치를 기꺼이 지불하도록 하는 힘이 있다.

지난 2013년 3000억 원 수준이었던 수입 맥주 시장은 지난해 6000억 원 규모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5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0.1%, 주류에 대한 소비 트렌드가 미국, 일본 등과 유사하기 때문에 향후 크래프트 맥주의 비중이 1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 최근 수제맥주에 투자하는 VC의 전망이다.

수제맥주 공장에서 맥주를 마시는 체험은 소비자의 선택, 시장의 움직임, 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확신을 한 후, 경영자원을 투입하는 집단, 그리고 이로 인해 성장하는 사업. 이 모든 것들이 맞물려 순환하고 있음을 새삼 맛본 즐거운 체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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