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어디서 살 것인가

‘어디서’와 ‘살 것인가’ 모두 내게 관심있는 주제들이다. 일찍이 동국대 도서관에서 빌려놓고 시간을 내지 못해 방치해 두다가 일주일이 넘는 터키 휴가를 빌어 완독했다. 이 책은 건축이 기후와 문화가 어떤 건축을 탄생시키고, 또 건축이 어떤 사회를 형성하는 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준 책이다.

 

그리고 건축을 시간과 공간축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부터 기존 소프트웨어의 매매시점에 던졌던 질문인 ‘OO이 내 삶의 컨텍스트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하드웨어의 구매시로 확장하여 바라보게끔 하는 계기가 되어 줄 것 같다.

 

특히 학교가 직사각형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요구하면 안되는 이유, 고인돌이 옆 부족으로부터의 무력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는 고대 건축물의 축조 의미, 제국의 탄생과 인간을 압도하는 대칭형 거대축조물의 의미, 건축이 탄생시킨 권력이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 건축의 두 거장 프랭크로이드라이트(낙수장)와 르 코르뷔지에(빌라 사보이)의 비교에 대해서는 책을 다 읽은 후에도 뇌리에 남는 부분이다.

 

나는 어디에 살 것인가. 나는 설레이는 곳에 살고 싶다, 나는 건축물 내부보다는 내가 사는 곳이 위치한 지역성을 더 중요시 한다. 내가 장충동에 사는 이유는 걸어서 15분 거리에 남산과 장충단 공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자가용이 없어도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사용하여 이동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에 쇼핑몰, 영화관, 카페, 오래된 맛집, DDP등 문화예술적으로 소외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풍성해진다.  

 

소망이 있다면 장충동처럼 매력적인 지역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좀더 라이프 친화적인 건축물에 사는 것이다. 지금보다 살기 편한 건물에서 침실이나 옷장과 분리된 오로지 나만의 깔끔하고 상상력을 넘치게 하는 서재를 갖고 싶다. 그러면 이러한 공간을 빌려 wework나 starbucks에 가는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로망이 있다면 1년은 파리에서 1년은 비엔나에서 3개월은 프라하에서 2년은 강원도에서 1년은 분당에서 또 년중 10회정도는 호텔방에서 집을 옮겨다니며 생활의 설레임을 추구하고 싶다. 들뜬 소망이라 로망이라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한 분야의 농후한 지식을 통해 현상을 이처럼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해 낼 수 있다는 것의 위대함을 다시한번 느꼈다. 알쓸신잡에서 알게된 유현준 작가. 멋지고 내게 삶의 영감을 주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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