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 설레임을 느끼는가?

누군가 내게 이야기 했다.

“나이가 들수록 설레임도 줄어들어…”

얼마나 슬픈 말인가. 나는 이 말에 반기를 들고 싶었다. 그러나 위 말이 일반적인 사실인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내게 20대의 설레임과 30대의 설레임은 분명 달랐기 때문이다. 20대는 존재 자체가 설레임이었다. 대학교 교정에 들어서면 설레였고(교정이 이뻤다), 시시각각 주어지는 미팅, MT, 조인트 MT, 소개팅이 내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설레임이 필요할 시기가 되면 으레 설레임이 조성되었다.

그런데,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었고, 어느 순간 부터인가 더이상 새로운 여러사람을 만나는 장에서 설레임을 느낄 수 없었다. 소위 이제 그런 모임에 나가는 것은 재미가 없었다. 그시간에 편한사람을 만나거나 1:1의 관계를 가지는 것이 나를 훨씬 풍요롭게 했다. 충격이었다. 나의 설레임의 기준이 바뀌다니…이런 것이 바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일까?…생각해 보니 그런 모임들이 주는 즐거움에 식상해졌고, 떼모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설레임 바구니가 꽉 채워져 이제 더이상 효용이 커지지 않는 상태, 한계효용에 다다랐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새로움만이 설레임을 준다면, 나이가 들수록 설레임을 느끼는 것이 어렵다는 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된다.

이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인생은 지속적으로 설레임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지금 내게 주는 설레임에 더이상 감흥이 되지 않는다면 지금이 바로 또 다른 설레임을 찾아나서야 할 때다. 인생이 설레이지 않는다면 대체 무슨 의미인가? 맛없는 음식을 먹는 것보다 고역인 것이 무미건조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설레임을 찾아나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가령 나는 30대 고급진 장소나 호텔숙박과 같은 것들을 통해 설레임을 얻기도 했고,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에 빠지기도 했으며, 인생의 강력한 목표와 동기를 만들어 내면서 설레임 바구니를 채우기도 했다. 나는 이제 곧 40이 된다. 10년 후에는 50이 될 것이고, 20년 후에는 60… 이 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무미건조함을 탓하며 나이들어감에 쓸쓸함을 느끼고 싶지 않다. 그 때마다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 나서는 설레임스틸러가 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설레임을 느끼는 일반적인 상황들에 대해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역시나 설레임의 원천은 ‘일상과 다른’ ‘새로움’인 것 같다.

 

1. 매력적인 사람과의 만남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나를 설레이게 한다. 그런데, 이 때 느끼는 설레임의 근본은 만남의 대상이 ‘매력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에 있다. 섹슈얼 매력을 느끼는 성과의 만남이 그럴 것이고,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비슷하여 영감이나 동질의식을 주는 파트너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의 만남, 함께 있는 것이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성격의 소유자와의 만남,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은 호기심이 느껴지는 상대와의 만남, 나의 고민을 해결해줄 비책이 있을 것 같은 사람과의 만남, 만남 자체가 귀하여 가치가 있는 소위 유명인사나 셀럽과의 만남 등이 설레임을 준다. 특히, 협상의 부담보다 순수한 매력이 보다 큰 사람과의 만남이 설레임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상에서 지루함을 느낄 때, 채팅을 통해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거나 ‘남자의 이상형이 뉴페이스’라는 말은 우리에게 잠재된 설레임의 추구 본능과도 같다. 때로 매력적인 사람과의 만남은 일이나 공부가 주는 따분함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마력이 있다.

 

2. 영감을 주는 장소에 가기

나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장소에 대한 설레임을 크게 느끼는 편이다. 내가 일본에서 살던 시절에는 회사에서 집까지 가는 전철노선의 정기권으로 출퇴근을 했으므로, 주말마다 정기권이 커버하는 무료 이동거리 내에서 새로운 역에 내려 정처없이 낯선장소가 주는 이질감을 즐기고 다녔다. 피곤함 보다는 날마다 설레임이 컸다. 특정한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보물이라도 찾을 수 있을 것처럼 골목골목을 누볐다. 그런 재미에 살았다. 최근 나는 위워크에 사무실을 내는 것이 목표였다. 이유는 그 곳이 설레임을 주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설레임이 있는 장소에서 일할 때 일의 효율은 몇배나 크고, 그러한 장소에서 의미 있는 비지니스 협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개인의 업무패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주에 2일 정도 밖에 안되서 단기간 이용에 그쳤고, 대안으로 영감을 주는 다른 장소를 구했지만, 영감을 주는 장소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일의 효율을 놀랄만큼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한편, 이상적인 삶에 대한 영감을 주는 럭셔리 호텔이나 안락한 방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매력을 보다 많이 느낀다. 장소에 대한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는 상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제대로 휴식할 기회를 제공하는 일본의 온천 료칸이나 휴양지 리조트를 찾거나 새로운 지역으로의 출장, 한번도 가보지 못한 지역으로의 여행이 모두 설레임을 준다. 만약 새로운 장소를 찾아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좋아하는 카페로 향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 천장이 높은 북카페 등이 그렇다.

 

3. 새로운 것을 배우기

어렸을 때에는 스케이트타기, 노래방에서 부를 노래 연습, 포켓볼, 보드타기 등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무척 설레였다. 새로운 배움은 고령화 시대가 될 수록 활성화 될 것 같다. 내 관점에서 사람들은 단순히 좀더 설레임을 느끼기 위해 서라도 기꺼이 교육비를 지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 도자기 만들기, 꽃꽃이, 소이캔들만들기, 그림그리기, 플루트 배우기, 클래식기타, 스포츠댄스 등 미래추가수입을 담보로 하지 않는 수업들이 넘쳐나고 있다. 나의 경우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설레임을 느꼈다. 또한, 요리라는 카테고리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지만, 새롭게 배우는 요리는 늘 재미 있었다. 알리오올리오 스파게티를 만들 때나 샌드위치 만들기를 배울 때는 식재료를 구하는 과정부터 설레임이 충만하다. 모 재단에서 주최하는 보육원 봉사 활동으로 크리스마스 케잌만들기를 할 때에도 새로운 배움이기에 설레였고, 스테이크 굽는 법을 유투브로 배울 때에도 설레임을 느꼈다.

4. 꿈과 목표를 세우기

나의 경우, 일본 생활이 시작되었을 때, 창업을 준비할 때 엄청난 설레임을 느꼈다. 남성이 인생을 함께 하고 싶은 여성을 만나 새로운 인생의 목표를 설계할 때, 회사에서 승진하고 싶은 포지션이 명확하여 이를 목표로 하고 달려나가기 시작할 때, 유혹해야 할 대상이 생겼을 때, 사고 싶은 물건이 생겨 열심히 일할 동기가 자극될 때, 롤모델을 보고 자신의 인생의 목표를 새롭게 정립할 때,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다이어트 목표가 생겼을 때 등등 우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강도의 설레임을 느낀다.

 

5. 좋아하는 것을 스케줄에 넣기

먹거나 책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피크닉을 가거나 클럽을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분명 있다. 게임을 하다가 배가 고파서 먹는 라면보다, OO라면이 요즘 맛있다더라는 말을 듣고 사놨다가 여유로운 주말에 먹는 혼라면이 훨씬 큰 즐거움과 설레임을 준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를 만날 때는 섹슈얼을 느끼는 성을 만나는 것보다 설레일 때도 있다. 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나의 일과에 끼워넣을 때, 해당 스케줄이 결정된 순간부터 나는 설레인다.

6. 기타 이벤트를 설계하거나 참여하기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준비한 공연이나 뮤지컬 콘서트, 레스토랑 예약이라는 이벤트에 설레인다. 또한, 크리스마스나 새해 등 특별한 날을 기념하여 이벤트를 만드는 일에도 설레임을 느낀다. 심지어 경품응모이벤트부터 파티까지 비 일상적인 모든 것들에 설레임을 느낀다. 사람들의 설레임 추구 본능을 간파한 기업들은 응모 이벤트를 기획하고 참여하는 재미를 똑똑하게 설계한다. 그리고 심심하고 약속도 없는 불금이나 주말에는 뭐 없나? 싶어 온오프믹스나 단톡방 기타 이벤트를 주선하는 플랫폼 등을 들락거리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대략 위와 같은 경우에 설레임을 느끼며, 설레임을 느끼기 위해 이벤트를 설계하기도 한다.

여러분은 언제 설레임을 느끼는가?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가 설레임스틸러다면, 우리 삶은 참 맛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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